비인기 운동 종목 선수의 ‘무한도전’보여드립니다

수영선수 출신 스포티스트 강석원 대표
비인기 종목 미디어 노출 필요성 느껴
육상, 수영 등 영상 올리는 유튜브 채널 운영

육상, 수영, 역도, 씨름, 유도 등 비인기 운동종목은 미디어에서 접하기 쉽지 않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 때나 반짝 관심을 받는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를 통해 비인기 운동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KBS N 채널에 업로드 된 ‘제 15회 학산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김원진 VS 황찬섭’ 경기 영상을 들 수 있다. 해당 영상은 1년만에 역주행에 성공하며 조회수 218만회를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11월30일 KBS2에서 씨름 예능 프로그램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이 첫 방송됐다. 

이런 풍토에서 비인기 운동 종목 경기 영상만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 채널 ‘스포티스트(SPORTIST)’다. 스포티스트는 현재 구독자 12만명, 조회수 100만회 이상의 영상 22개를 보유하고 있다. 댓글을 보면 ‘각종 비인기 운동 종목을 깔끔하게 편집해 보기 편하고 선수들 노고를 칭찬할 수 있어 좋다’, ‘비인기 운동 종목이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다’ 등 반응이 대부분이다. 스포티스트 채널 운영자는 강석원(34)씨다. 그는 스포티스트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인 스포티스트의 대표를 맡고 있다.  

강 대표는 전 수영·수구(수중 경기장에서 각 7명으로 이루어진 두 팀이 물에 뜨는 공을 이용해 상대방의 골대에 공을 넣어 득점을 겨루는 수영 경기의 일종) 선수이자 코치로서 비인기 운동 종목의 미디어 노출 필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다. 그래서 2017년 3월 비인기 운동 종목 경기 영상을 업로드하는 스포티스트 채널을 만들었다.

◇ 전 운동선수·코치로서 느낀점 담아 만든 ‘스포티스트’

강 대표는 12살에 수영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취미 생활로 수영을 배웠지만 또래보다 눈에 띄게 잘했다. 그를 본 부모님이 선수 입단을 권유해 본격적으로 스포츠의 길로 들어섰다. 이후 강원체육중·고등학교에 진학해 수영·수구 선수로 활동했다. 대학도 사회체육학과로 진학했고 실업팀에서도 활동했다. 그러나 비인기 운동 종목인 수영·수구 선수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다. 장밋빛 미래가 보이지 않자 수영·수구를 그만둬야겠다고 결심했다. 22살에 입대했고, 제대 후에는 강원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수영 코치로 일하면서 수영 선수 선발과 훈련을 맡았다.

수영 코치 시절 강 대표

“수영·수구선수로 10년, 수영 코치로 8년 총 18년을 스포츠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수영·수구 선수일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코치로서 수영 꿈나무들을 가르치면서 비인기 운동 종목의 어려움을 더욱 체감했죠. 비인기 운동 종목은 미디어에 잘 노출되지 않습니다.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경기가 열리거나 이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미디어의 주목을 받습니다. 문제는 낮은 관심이 운동 선수의 성장 동력을 방해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수영 선수는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시작하는데 코치로서 재능있는 아이에게 수영을 권유하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운동 선배로서 비인기 운동 종목 선수로 성공하기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코치 6년차 때부터 비인기 운동 종목 선수들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2016년, 강 대표가 비인기 운동 종목 선수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 유튜브가 새로운 미디어 채널로 떠올랐다. 그때 ‘비인기 운동 종목 경기 영상을 촬영·제작해 업로드하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육상, 수영, 역도, 유도 등 비인기 운동 종목의 가장 큰 문제는 종목 자체의 인지도는 낮지 않지만 선수 개인이 미디어에 노출될 기회가 적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각 종목의 선수들을 대중에게 소개해줄 창구가 필요했다. 2017년 3월 스포티스트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인 스포티스트 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스포티스트 채널 운영 초기에는 코치 일을 병행했다. 첫 영상은 당시 제자인 수영 선수 두 명의 경기 영상이었다. 외주 업체에게 촬영 및 영상 제작을 맡겼다. 그러나 스포츠인으로서 강 대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과 외주 업체의 시선이 달라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직접 영상 촬영 및 제작하기 위해 유튜브 등에서 영상 제작 강의를 찾아들으며 독학했다. 두 가지 일을 함께하다보니 스포티스트 운영이 쉽지 않았다. 코치 일도 보람있지만, 운동 선수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채널을 운영하는 게 비인기 운동 종목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17년말에 과감히 코치직을 내려놨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스포티스트 채널 운영에 집중하면서 강 대표는 영상 제작 기준을 세웠다. 먼저, 다양한 비인기 운동 종목을 전부 다루기보단 몇 개의 종목에 초첨을 맞췄다. 복싱, 다이빙, 수영, 수구, 체조, 육상, 유도 등 10개의 비인기 운동 종목을 선정하고 매 달 각 협회 홈페이지에서 경기 일정을 파악했다. 이후 시간, 장소, 촬영 일정 등을 고려해 촬영할 종목 순서를 정하고 유망한 선수들을 사전 조사했다. 경기가 시작하면 선수, 보호자, 감독·코치에게 촬영 동의를 구하고 관중석에서 카메라로 해당 선수를 따라다니며 촬영을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에 게재되면 홍보 효과가 있기 때분에 대부분의 선수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스포티스트 영상의 특징은 해당 종목의 매력을 직관적으로 느끼도록 제작한다는 것이다.  비인기 운동 종목을 알리기 위한 욕심에 종목 설명에 집중한다면 시청자가 지루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종목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종목과 선수에 대한 설명을 최소한의 자막으로 제공하되, 선수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나 생생한 표정 등을 보여주는 데 더 집중한다. 

[출처] CCBB

[링크]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6998386&memberNo=44833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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